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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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8 12:11

내려갈 때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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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짧은 시이지만 진한 울림을 주기에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여 소개합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올라갈 때는 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오로지 정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에 미처 볼 겨를도 없었고, 숨이 차고 힘들어서 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참 아쉽습니다. 올라갈 때 보였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기도 하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어떤 모양인지, 무슨 색깔인지 자세히 보면서 꽃들과 대화도 나누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내려갈 때에야 보였습니다. 목표를 다 이루고 난 후 천천히 내려오니 그때서야 보였습니다. 내려갈 땐 그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인데, 그래도 여전히 꽃들과의 대화는 어려운 일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그냥 스쳐 지나가고야 마는 순간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오로지 성취만을 위해서 일만 바라보고 부지런히 올라갈 때에는 주위에 많은 꽃 같은 사람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난 이후에 내려갈 때에야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꽃은 그대로일지 모르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 멀어지고 떠나고 없습니다. 사람은 올라갈 때 보지 못하면 그렇게 사라지는 겁니다.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다시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소중한 사람들은 다시 볼 수 없습니다.

 

민담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옷깃만 스치는 인연이 아닌 하나님께서 맺어준 목장과 교회 식구들이라는 영적 가족이 있습니다. 2014년도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여 오늘의 여기까지 있게 했던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감사하고 기뻐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행여나 올라가는 길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때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더라도, 행여나 끝까지 못 올라갈지라도, 꽃보다 아름다운 영적 가족들, 나아가 VIP들은 우리가 보고 만나고 대화하고 살피고 챙겨야 합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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