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실천의 삶을 살고 있다는 자만심과 ‘시간적으로 어렵다 남편을 설득해서 꼭 가야하나!’ 라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평신도 세미나 일정을 지나치곤 하였습니다.

 

지난달 뜻하지 않게 남편에게 아주 많은 시간이 생겼고, 줄줄이 이어지는 평신도 세미나 일정이 저희 앞에 놓여 졌습니다.

 

“아! 이제는 가야할 때가 왔구나.“ 남편과 저는 서울과 전주에 있는 세미나 중, 서울 대방교회로 정하고 목사님께 말씀드렸지요.

 

일주일 후 목사님께서는 전주 ‘기쁨이 넘치는 교회’로 다녀오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는데, 입으로는 “신청해 주시는 대로 가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며, 맘속으로는 “너무 먼데 언제 갔다 오지 했는데...“ 다녀와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세미나 가기 전 필독 도서로 최영기 목사님의 ‘가정교회로 세워진 평신도 목회’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책 내용은 우리 목사님을 통해, 늘 듣고 배우던 이야기며, 우리와 같은 목장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너무 재미있고 새로웠으며, 생각의 초점이 모아지기 시작했습니다. “ 아! 그렇구나... 그래 이렇게 해야지... ”

 

그 순간 느껴지는 확신은, 가정교회의 중심축은 영혼구원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며, VIP를 찾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물론 우리 목사님께 늘 들어왔지만 말입니다.

 

기쁨 넘치는 교회는 50여개 목장으로 10년이 된 튼실한 가정교회였습니다. 이 교회는 VIP가 함께 하지 않는, 교인들만의 친목 도모의 체육대회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2박 3일의 세미나 내내 듣는 강의 내용은, 우리 목사님을 통해 듣던 말씀과 교육의 핵심인 영혼구혼의 우선순위를 두며, VIP를 위해 기도하며, 그들이 목장을 통해 교회에 나오도록 섬기며 주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듣던 말씀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나에게 확신의 메시지가 되게 해주신 것은,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우리 주님은 열악한 환경을 통해 고통을 주실까? 이것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주님의 방법일까?”를 의심하고 원망했던 저를, 그 자리로 인도하시기 위해 잠시 우리 가정의 삶의 방향을 돌려놓으시고 계신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보며, 말도 안 된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면서, 왜 힘들게 하고, 어렵게 하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우리 주님이 다시 더 좋은 방향으로, 돌려놓으실 것을 알고 있기에, 믿음으로 기도하며 기다릴 것입니다.

 

첫날 일정을 마치고, 밤이 되어 숙소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숙소로 섬겨주시는 인솔자 분들이 오셔서 함께 가시는데, 저희는 담당 인솔자분이 사정이 있다며, 교회 사모님의 인도함을 받고, 숙소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차 안에서 사모님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우리가 이틀 동안 섬김 받을 가정은 소아마비로 하체를 못 쓰시는 두 부부가 섬겨주신다고...

 

이 부부는 교회에 나온 지 1년 정도 되었지만, 이 가정으로 가시는 분들은 아주 축복받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하셨는데, 바로 우리 부부가 되었다고 하십니다.

 

순간 띵~~ 현기증 같은 것이 느껴지며, 바로 눈물이 쏟아지는 건 무엇일까요?

집에 도착하니 현관문을 열어놓고, 현관문 맨 앞에서 환하게 웃으시면서 반겨주시는 윤미애 자매님!!!

 

안방을 내어주시고, 남편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커다란 환영의 프랑카드를 걸어두시고, 집안 곳곳 저희를 위해 준비한 손길이 느껴졌지요.

 

남편 분인 위성수 형제님은 가게를 하셔서, 오전 8시에 나가서 밤 12에 들어오시고, 형제님의 실수로 많은 빛과 이자로, 하루하루 생활이 어려워 보이는 가정이었습니다.

 

그래도 목장하는 날과 주일은 철저하게 지키시며, 저희에게 빨리 목자사역을 하고 싶다며, 사모하는 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가정에는 초등학교 6학년 남자 아이 도영이가 있었습니다. 늘 엄마 곁에서 엄마에 다리가 되어, 저희 부부를 섬겨주었습니다.

 

새 이브자리를 준비 못했다고 미안해하는 자매님, 그러나 각을 잡아 매일 이브자리를 준비하는 13살 도영이.

 

저희 부부를 섬겨주겠다고, 용돈으로 비타 500 두 병과 박카스 두 병을 사다놓고, 매일 바꿔주던 그 작은 손길에,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리도 어린아이에게, 그리고 천사 같은 두 분에게, 이렇게 극진한 섬김을 받아 보기는 제 삶에서 처음인 것 같습니다.

 

섬김의 사역은 나이도, 건강한 몸도, 환경도 아닌, 신실한 마음으로 할 수 있음을 이 가정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주안에서 형제이고 자매임을 확인이라도 하듯이, 우리는 아무 거리낌 없이 서로 마음과 은혜를 나누며, 이틀 밤을 울며, 웃으며 보냈으며, 비록 푹신하지도 않은 이브자리였지만, 자매님의 마음과 그 가정의 삶이 느껴져 베개닛을 적시며 잠들곤 했지요.

 

또한 싱크대 앞에 의자를 놓고 힘겹게, 그렇지만 정성스럽게 아침식사 준비를 하시며, 저에게는 손도 못대게 하는 자매님...

 

이 가정의 섬김에, 부끄럽고 마음속의 떨림을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기만 했습니다.

저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새로운 VIP를 찾고, 그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영혼 구원에 앞장서는 목녀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할 것입니다.

 

또한 이 가정에서 받은 섬김의 떨림을 기억하며,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나를 자녀 삶아주시고, 우리 주님의 교회에서 평신도 사역자로 일할 수 있도록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나라를 향해 함께 가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